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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보기사] 교내칼럼 - 디지털 교재의 진화
작성일 2017-04-24 조회수 414



디지털 교재의 진화


김정규
출판문화원
디지털융합팀장


  디지털 신(神)이 세상에 강림한 후 사회 구석구석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서 미래를 예측해 보는 일이 매우 어려워졌다.
그래서 역설적이게도 더욱 궁금해지는 것이 우리의 미래인데, 기술사상가로 불리는 케빈 켈리의 신작 <인에비터블: 미래의 정체>라는 책에서 많은 시사점을 얻을 수가 있다.
  케빈 켈리는 이 책에서 향후 30년을 전망하면서 구체적으로 어떤 특정한 제품이 성공할 것인가를 예측하지는 않지만 모든 상품들이 바뀔 것이라고 주장한다.예를 들어 신발은 ‘완성품’으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재질이나 색상을 교체할 수 있는 덮개, 디딜 때 모양이 바뀌는 밑창 등 발의 확장된 일부로서 끊임없이 변형되는 ‘과정품’으로 존재한다는 것. 비유하자면 ‘신발 제조’는 명사가 아니라 동사로서의 ‘서비스’가 된다. 무형의 디지털 세계에서는 정적이거나 고정된 것은 없고, 모든 것이 가변적·유동적이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교육매체이기도 한 책은 어떻게 될까? 책장에서 움직이지도 변하지도 않은 채 수천 년을 갈 수도 있는 종이책은 고착된 매체로서는 최고봉이다. 펼칠 때마다 같은 모습이므로, 그 페이지를 참조하거나 인용할 수 있게 하는 판면의 고착성, 어디서 사든 같은 내용일 것이라고 확신하게 하는 판본의 고착성, 완성되고 종결되었다는 느낌을 주게 하는 완결의 고착성이라는 특성을 갖기 때문이다.
  이렇던 책이 디지털화하면서 유동성을 갖게 됐다. 텍스트는 안경알에 띄우는 작은 화면에서부터 벽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공간에 맞추어 흐르게 됐고(판면의 유동성), 필요한 대로 추가·삭제하여 내용을 개인화할 수 있으며(판본의 유동성), 저비용으로 클라우드에 저장할 수 있고 사실상 무료인 도서관에 저장돼 누구든 언제 어디에서든 접근할 수 있으며(그릇의 유동성), 책 내용을 업데이트할 수 있게 되었다(성장의 유동성).
  우리 대학은 평생교육시장에서 아직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 경쟁상대가 폭증하고 있다. 평생학습계좌제에 포괄되는 수많은 학습 콘텐츠들, 서울시나 경기도 등 지자체에서 무료로 개방하고 있는 다양한 학습 콘텐츠들 가운데에서 과연 우리 대학은 어떻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대학의 상품인 학습 콘텐츠는 폐쇄적이고 독점적으로 학생에게 제공된다. 우리 대학도 강의는 무료로, 교재는 추가요금을 받고 완성품 형태로 따로따로 제공하고 있는데, 바로 여기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강의와 교재를 ‘완성품’이 아닌 ‘과정품’으로 패키지화해서 제공할 수 있다면, 다시 말해서 학습콘텐츠가 잘 유동할 수 있게 한다면 다른 대학과는 확실하게 차별화되지 않을까?
  ‘과정품’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디지털 교재와 강의를 학생 입맛에 맞게 재편집 할 수 있는 권한, 혹은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이것이 가능하다면 학습활동이 다양해질 수 있고, 수학능력이 탁월한 학생은 탁월한 대로, 부족한 학생은 부족한 대로 개인의 욕구만큼 공부하는 데 도움은 될 것이다.
  인터넷은 세계에서 가장 큰 복사기라고 할 수 있다. 디지털 경제는 자유롭게 흐르는 복제물의 바다에 떠 있는 것이다. 복제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이 불가능한 시대다. 따라서 이러한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유동성을 내포한 성인학습 콘텐츠를 어떤 형태로 개발하고 공급해야 할지 고민이 필요한 때다.

- 2017년 4월 17일 월요일 제1888호 중 교내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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