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퓰리즘 확산, 정치 양극화, 제도에 대한 불신…
민주주의의 위기 속에서 헌법재판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오늘날 한국 민주주의는 권력 집중, 대표성 왜곡, 혐오와 양극화 등으로 깊은 피로감과 불신에 직면해 있다. 헌법재판의 정치화, 선고와 결정에 대한 정당성 논란, 그리고 반복되는 ‘과도한 사법 개입’과 ‘소극적 사법 판단’에 대한 비판은 우리에게 결코 낯선 주제가 아니다. 《민주주의의 위기와 헌법재판》은 이러한 논쟁을 헌법재판과 사법심사가 처한 구조적 조건과 민주주의의 기능 상태라는 맥락 속에서 바라본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대응적 사법심사’는 민주주의의 위기를 극복하고 민주주의에 응답하는 헌법적 제도로서, 우리나라의 헌법재판(사법심사)이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질문을 던지고, 어떤 형식으로 응답해야 하는지 사유하는 데 중요한 이론적 자원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만큼 헌법재판이 중요한 곳이 또 있을까
난데없는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에 이어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안이 통과하고, 지난해 겨울부터 탄핵선고가 이루어진 초봄에 이르는 수개월간, 우리나라 국민은 모두 둘로 갈라져 헌법재판소의 선고만을 기다렸다. 40년이 채 되지 않는 짧은 역사에도 한국의 헌법재판소는 세 차례에 걸쳐 대통령 탄핵심판을 선고했고, 수도 이전을 막았으며, 셀 수 없이 많은 사회적 갈등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민주주의 시민으로서 우리는 헌법재판과 사법심사에 대해 다시 고민해야 한다. 판결에 따라 정파적으로 유불리를 따지는 입장을 넘어서, 사법부와 법원, 헌법재판소가 민주주의의 위기를 극복하고 우리 사회가 한 걸음 더 나아가는데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때다. 당신이 지금, 《민주주의의 위기와 헌법재판》을 읽어야 할 이유다.
바로 오늘날 ‘사법심사’가 필요한 까닭은
민주주의의 위기는 시스템이 잘 작동하고 있는지 여부와는 무관하게 언제든 초래될 수 있다. 민주주의의 선진국이라 불리는 미국에서 폭도들이 의사당을 점거하였고, 이제는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가 되었다고 자부한 우리나라에서도 한밤중에 계엄이 선포되었다. 후발 민주주의 국가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쿠데타나 연임 개헌 등은 더 말할 나위조차 없다. 현대 민주주의는 권력 분립과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근간을 둔 대표적인 제도로 사법심사(헌법재판) 제도를 두었다. 이후 한국 헌법재판소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사법부는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민주주의를 위기로부터 지켜내는 최후의 보루로 그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동시에 사법권의 과용이나 남용으로 인한 사법 권력의 비대화에 대한 사회적 우려도 높아져 왔다. 과연 사법심사의 적정한 선은 어디인가.
더 나은 민주주의를 위한 법의 응답, 대응적 사법심사
이 책은 이론에 그치지 않고, 사법심사를 제도화한 미국에서부터 영국, 호주, 인도, 남아공에 이르기까지 세계 각지의 판례를 다룬다. 특히 형사소송법 단서규정에 대한 위헌심판을 다룬 92헌가8 선고를 비롯해 우리나라의 헌법재판소 사례를 다수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의 독자들에게는 더욱 매력적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나라의 헌법재판소가 걸어온 길을 객관적으로 조망할 수 있고, 갈수록 심화되는 정치적 양극화 속에서 우리 사법부가 나아가야 할 길을 확인할 수 있다. 민주주의라는 제도는 완성된 결과물이 아니다. 딕슨은 이 책에서 사법부는 민주주의의 지속성을 담보하는 ‘가장 기민한 파수꾼’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이 책을 통해 법은 어떻게 정치를 발전시키며, 또 정치는 어떻게 법을 통해 성숙해질 수 있는지 그 응답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어판 머리말 005
옮긴이의 글 011
제1장 서론 027
제1부 민주주의의 기초
제2장 헌법과 해석적 선택 059
제3장 민주주의와 민주주의의 오작동에 대한 정의 103
제2부 법원과 민주적 대응
제4장 대응적 사법심사의 범위와 강도 145
제5장 민주주의의 오작동과 대응적 심사의 효과 205
제6장 민주주의의 위기: 역타성, 민주주의의 반발 그리고 쇠약 253
제7장 강-약/약-강 사법심사와 구제를 향하여 285
제3부 대응적 재판과 비교헌법이론
제8장 대응적인 사법부의 목소리: 법원의 정당성을 세우다 335
제9장 결론: 새로운 비교정치과정이론을 향하여 367
주 379
로잘린드 딕슨 (집필)
지은이 로잘린드 딕슨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대학 교수
로잘린드 딕슨은 비교헌법과 헌법 설계, 민주주의를 연구하는 세계적인 석학이다. 미국 시카고 대학 로스쿨 조교수와 컬럼비아 대학 로스쿨, 하버드 대학 로스쿨 및 싱가포르 국립대학의 방문교수로 있었고, 현재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대학 법과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뉴사우스웨일스 대학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머리 글리슨 대법원장의 재판연구관을 역임했으며 하버드 대학 로스쿨에서 법학석사(LL.M.)와 법학박사(SJD)를 취득하였다. 국제공법학회 공동 회장을 지냈으며, 호주 법학 아카데미와 인문사회과학 아카데미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종현 (번역)
옮긴이 박종현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미국 뉴욕주 변호사
헌법학을 공부하는 박종현 교수는 헌법재판소 헌법연구위원 및 국민대학교 법과대학 교수를 역임하였고, 현재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였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법학석사 및 법학박사를, 미국 하버드 대학 로스쿨에서 법학석사LL.M.를 취득하였다. 리처드 포스너의 《법관은 어떻게 사고하는가》와 루스 콜커의 《미국 장애인법》을 번역한 바 있고, 비교헌법, 헌법이론, 법과 정치에 대한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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