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퍼스트 트럼프 시대, 인류 박애주의자 카터를 만나다
20세기 ‘성공한 전직 대통령’ 카터, 21세기 ‘위대한 지도자’로 돌아오다
워터게이트 사건 이후, 인권과 도덕주의를 기치로 대통령에 취임한 카터. 임기 중에는 파나마운하 반환, 이란 인질사건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때마침 닥친 제2차 석유 파동으로 인한 경제 위기까지 현명하게 극복해 내지 못하면서, 카터는 결국 정권을 교체한 미국 대통령 가운데는 최초로 재선에 실패하고, ‘전직 대통령’이 된다.
오늘날 단기적 이익과 인기에 급급한 지도자들과는 대조적으로, 카터는 리더로서 세계적인 시야에서 가치와 이념을 추구하는 진정한 지도자로 빛을 발한다. ‘성공한 전직 대통령’이 아니라 ‘위대한 지도자’로, 카터는 인류가 마땅히 추구해야 할 공통된 가치를 위해 상대편과 대화하고 설득해 나갔다. 더 먼 미래를 내다보았던 카터 덕분에 세계는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중동 평화안을 비롯한 몇 가지 국제적인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었고, 냉전은 끝까지 열전이 아닌 냉전으로 지켜졌다.
브렉시트와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같이, 세계가 함께 발전하기보다 자국의 단기적인 이익에 급급한 지도자들이 점차 확산되어 가는 지금. 이제야 비로소 세계는 지도자로서 그때의 카터가 우리 모두에게 옳았음을, 가치와 이념을 추구하는 더 넓게 더 멀리 보았던 참된 리더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