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들을 위한 중국문학 개설서
중국문학은 수천년의 역사에 걸쳐 형성된 동아시아 문학의 보고이며, 수많은 작가와 사상가, 이론가 및 그들의 작품과 저작들로 이루어진 거대한 문화적 집적물이다. 따라서 중국문학의 역사를 서술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엄청난 도전이다. 그것은 문학 작품과 작가에 대한 이해로만 충당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고대 중국의 역사와 문화의 형성과 진전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중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통합하고 예측하는 안목까지를 요하는 작업이다.
는 도전으로서의 문학사 쓰기를 시도하는 저작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중국문학의 실상을 소개하고 전달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중국문학의 사실들이 당시 전반적 문화사적 맥락과 어떻게 연관되는지, 중국문학사의 변화를 이끈 주요한 동인들을 현대적 관점에서 어떻게 재해석할 수 있는지 하는 문제를 해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저자가 이러한 작업에 주안점을 둘 수 있었던 것은, 중국문학의 주류가 한족 중심의 거대국가 혹은 제국으로서의 중국과 그 이데올로기의 형성과 고착의 과정 속에서 형성되었으며, 주류적 중국문학사 서술 역시 이러한 인식의 무의식적 동조에 다름 아니라는 판단 때문이다. 즉 중국문학에서 현실 비판이나 우국시(憂國詩) 등이 주류를 이루고, 문학에 대한 평가에서 문학적 수사와 기교보다는 그 내용과 이념을 중시하는 작품들이 더 높게 평가받는 경향 등은 잠재된 제국에 대한 열망의 발현이라는 것이 저자의 글 속에 묻어있다.
물론 저자는 이를 전면적으로 비판하고 해체하지는 않는다. 저자는 기존에 문학사에서 중요하게 다루었던 작가와 작품들을 기존의 맥락과 의도에 맞게 충실하게 전달하고 있고, 거기에다 저자 자신이 새롭게 해석하고 재평가한 작가와 작품들을 비중 있게 덧붙여 놓았다. 그래서 당시(唐詩)의 쇠퇴기에 속한다고 평가되는 이하와 이상은 같은 작가들은 고대 중국적 모더니즘의 선구로서 이백과 두보 못지않게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으며, 요, 금, 원 등의 이민족 왕조의 문학과 문학 이론에 대해서도 적지 않은 편폭을 할애했다. 그래서 이 책은 다양한 면모를 가진 중국문학의 실체뿐만 아니라 중국문학에 관한 상이한 이해 방식을 비교적 균형 있게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이는 저자가 이 책을 전문적 학술서로서 보다는, 중국문학과 문화에 관심을 가진 진지한 학생과 일반인을 위한 개설서로 마련했기 때문이다. 저자가 십여 년간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 재직하며 학생들과 직접 만나 강의하면서 그들에게 필요한 중국문학적 지식과 중국문학에 대한 관점이 녹아들어간 것이 바로 이 책인 것이다.
따라서 작가와 작품에 대한 비교적 풍부한 예문과 설명이 갖추어져 있으며, 중국이라는 대국과 정치, 경제적으로 경쟁과 협조 관계 하에 있는 한국인들에게 필요한 그들에 대한 이해 방식의 내용까지가 담겨 있다는 것이 이 책의 미덕이다. 중국과 그 문화에 진지한 관심을 가진 이들과 중국문학 연구의 초보자들에게 유용한 책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제1부 중국 문학의 전통
  1. 중국의 문학적 전통의 특징
  2. 한 왕조와 중국 문학의 정체성
  3. 공자와 노자의 고대적 이상
제2부 고대 중국 문학의 발달
  1. <시경>과 <서경>
  2. 제작백가와 산문의 시대
  3. 초사와 한부의 미학
  4. 악부시와 고시
  5. 문학평론의 개화
제3부 당ㆍ송 시대 고전문학의 개화
  1. 당 왕조의 번영과 당시의 장관
  2. 시선과 시성
  3. 고대의 중국적 모더니즘
  4. 송시의 미학
  5. 시민사회의 형성과 민간문학
제4부 중국 문명의 보수화와 문학적 전통의 한계
  1. 이민족 왕조의 중국 문학
  2. 명ㆍ청 시문의 보수와 복고
  3. 양명학 좌파와 문학적 진보주의
  4. 민간문학의 발달과 그 한계
  5. 고전문학의 황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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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구 (집필)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불어불문학과(학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중어중문학과(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중어중문학과(박사)
●현재:한국방송통신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