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에서 수필은 형식의 제약을 받지 않고 자신의 체험이나 느낌을 생각나는 대로 쓴 산문이라고 정의한다. 비록 자유로운 형식으로 쓰는 글이지만 사색하고 성찰한 것은 무엇이든 서술할 수 있는 수필은 작가가 세계를 마주하는 방식과 태도를 드러낸다. 나아가 개인의 체험과 느낌이 보편성을 획득할 때 독자와 공명하게 된다. 이 책은 수필에 대한 관심이 많고, 이를 써 보고 싶어 하는 학생들을 위해 기획되었다. 따라서 한국의 옛 수필 가운데 명문으로 꼽히는 작품을 소개한 다음, 그 구조와 표현 및 주제 의식 등을 해설하고자 했다. 옛 수필을 감상하고 분석하여 그것이 창작된 역사적,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고 그 현재적 의의를 되새기는 데에 목적을 둔 것이다. 사실 고전 산문은 현대 수필과 다른 점이 많다. 현대 수필과 이질감이 적은 작품을 선별하려 했으나, 그래도 어느 정도는 이질감이 느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질감이 새로운 영감을 얻는 단서가 될지 모른다. 옛 문인들은 무엇을 좋아했으며 무엇으로 고민했는지, 나아가 자신의 체험과 느낌을 전하기 위하여 어떠한 서술 전략을 수립했는지 묻다가 보면 옛 수필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깊어질 뿐만 아니라 주제와 표현 측면에서 창작의 단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옛 수필 하나가 독자의 마음에 새겨지는 계기가 되기를, 수필을 향한 독자의 관심과 기대에 부응하는 책이 되기를 고대한다.